검색창에 “연금저축 IRP 순서”를 넣으면 답이 거의 하나로 모입니다. 연금저축 600만 원 먼저, IRP로 300만 원 더, 그다음 ISA. 이른바 황금순서입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이 순서에는 말해주지 않는 전제가 두 개 숨어 있습니다.
1. 세액공제를 받을 만큼의 산출세액이 매년 안정적으로 나올 것
2. 그 돈을 55세까지 건드리지 않을 것
회사를 다니는 동안에는 이 두 가지가 대체로 맞습니다. 그런데 퇴사하거나 프리랜서·자영업으로 일하는 순간 첫 번째가 흔들립니다. 일이 몰리는 해와 비는 해의 차이가 커서 산출세액이 들쭉날쭉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55세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 두 번째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이 글은 그 두 전제가 깨졌을 때 쓸 수 있는 방법 하나를 숫자로 검증한 기록입니다. 연금계좌를 두 개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미리 결론을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55세까지 안 건드릴 자신이 있으면 한 계좌에 몰아넣는 게 압도적으로 낫고, 자신이 없으면 나눠도 손해가 없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돈이 필요해지는 순간, 나눠둔 쪽과 몰아넣은 쪽의 차이가 벌어집니다.
먼저, 통설이 되는 그 순서부터 정확히 정리합니다
숫자를 틀리게 알고 계신 분이 많아서 국세청 기준으로 먼저 깔고 가겠습니다.
| 구분 | 세액공제 대상 납입한도 | 공제율(지방소득세 포함) | 연 최대 환급액 |
|---|---|---|---|
| 연금저축 단독 | 600만 원 | 16.5% 또는 13.2% | 99만 원 / 79만 2천 원 |
| 연금저축 + IRP 합산 | 900만 원 | 16.5% 또는 13.2% | 148만 5천 원 / 118만 8천 원 |
공제율이 갈리는 기준은 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총급여 5,500만 원)입니다. 이하면 15%, 초과하면 12%이고 여기에 지방소득세를 붙이면 각각 16.5%와 13.2%가 됩니다(국세청 연금계좌 세액공제).
연금저축을 먼저 채우라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IRP는 900만 원 한도를 채우는 용도로만 쓰면 되고, 연금저축이 인출이 훨씬 자유롭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은 뒤에서 자세히 보겠습니다.
납입 자체의 한도는 세액공제 한도와 다릅니다. 연금저축과 퇴직연금계좌를 합해 연 1,800만 원까지 넣을 수 있고, 여기에 ISA 만기자금 전환분과 주택차액 납입분(1억 원 한도)이 별도로 얹힙니다. 즉 900만 원을 넘겨 넣는 것 자체는 가능하고, 넘긴 부분은 세액공제만 못 받을 뿐입니다. 이 “못 받은 부분”이 이 글의 핵심입니다.

세액공제는 “넣은 만큼”이 아니라 “낼 세금만큼” 돌아옵니다
여기가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사람이 가장 많이 오해하는 지점입니다. 세액공제는 산출세액에서 빼주는 것이라, 뺄 세금이 없으면 돌려받을 것도 없습니다.
| 상황 | 900만 원 납입 시 실제 환급액 |
|---|---|
|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근로자 | 1,485,000원 |
| 총급여 5,500만 원 초과 근로자 | 1,188,000원 |
| 사업소득이 있지만 소득이 적은 해 | 산출세액 범위까지만 |
| 퇴사 후 근로·사업소득이 없는 해 | 0원 |
| 배당·이자소득만 있고 전부 분리과세로 끝난 경우 | 0원 |
148만 5천 원을 온전히 돌려받으려면 종합소득 과세표준이 대략 1,830만 원은 나와야 합니다. 그 아래면 900만 원을 꽉 채워 넣어도 일부만 돌아옵니다. 다른 세액공제가 있으면 기준선은 더 올라갑니다.
세 번째 줄을 봐주세요. 사업소득이 있어 공제 대상이더라도, 일이 적었던 해에는 한도를 채워도 전액을 받지 못합니다. 못 받은 그 돈은 혜택 없이 55세까지 묶이기만 합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확실히 돌려받을 만큼”만 공제용 계좌에 넣고 나머지는 다른 상자에 담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금융소득이 2천만 원을 넘어 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산출세액 계산이 또 달라지는데, 그 구조는 금융소득종합과세 2천만원 기준, 월배당 투자자의 절세 설계에 따로 정리해뒀습니다.
잘 안 알려진 사실 — 세액공제를 안 받은 돈은 인출해도 세금이 없습니다
연금계좌에서 돈을 꺼낼 때는 정해진 순서대로 나옵니다. 이 순서를 아는 것이 계좌를 나누는 전략의 출발점입니다.
| 순서 | 구성 | 내용 | 인출 시 과세 |
|---|---|---|---|
| STEP 1 | 과세제외금액 | 세액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액, 한도 초과 납입액, ISA 전환금액, 당해 연도 납입액 | 없음 |
| STEP 2 | 이연퇴직소득 | 퇴직금을 IRP로 받아 과세이연한 금액 | 퇴직소득세(연금수령 시 감면) |
| STEP 3 | 과세금액 | 세액공제를 받은 납입액 + 운용수익 | 연금수령 3.3~5.5% / 연금외수령 16.5% |
과세제외금액이 가장 먼저 나옵니다. 흔히 말하는 “중도해지하면 16.5% 뜯긴다”는 STEP 3에 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세액공제를 신청하지 않은 납입액은 STEP 1이라, 55세 전에 꺼내도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인출 순서는 계좌별로 적용됩니다. 그래서 공제를 신청한 돈과 신청하지 않은 돈을 물리적으로 다른 계좌에 담아두면, 공제를 안 받은 계좌는 통째로 STEP 1이 됩니다.
실무 주의사항이 하나 있습니다. 세액공제를 안 받았다는 사실을 금융회사는 알 수 없습니다. 그대로 두면 전액 공제받은 것으로 보고 원천징수될 수 있으니, 국세청에서 「연금보험료 등 소득·세액 공제확인서」를 발급받아 금융회사에 제출해야 과세제외금액으로 처리됩니다. 인출 계획이 있다면 이 서류부터 챙기시기 바랍니다.

방법 — 연금계좌를 두 개로 나눕니다
구조는 단순합니다.
| 연금계좌 1 (공제용) | 연금계좌 2 (공제 미신청) | |
|---|---|---|
| 납입액 | 월 10~20만 원 수준 | 여유자금 전액 |
| 세액공제 | 신청 — 소득이 적은 해에도 확실히 돌려받는 금액 | 신청하지 않음 |
| 성격 | 55세까지 안 건드릴 돈 | 중간에 필요할 수 있는 돈 |
| 55세 전 인출 | 전액 기타소득세 16.5% | 원금은 세금 없음 (STEP 1) |
| 55세 이후 연금수령 | 전액 3.3~5.5% | 운용수익만 3.3~5.5% |
월 15만 원이면 연 180만 원입니다. 소득이 가장 적었던 해를 기준으로 잡으면 어떤 해에도 공제를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나머지는 계좌 2에 넣고 공제를 신청하지 않습니다. 공제를 포기하는 대신 그 돈에 걸린 인출 자물쇠를 풀어놓는 것입니다.
네 가지 방식을 10년 굴려봤습니다
연 900만 원의 여유자금이 있다고 가정하고, 10년·연 6% 수익률로 계산했습니다. 공제율은 16.5%로 잡았습니다.
| 시나리오 | 10년 세액공제 누계 | 10년 뒤 평가액 |
|---|---|---|
| A. 연금계좌 1에 900만 원 전액 | 1,485만 원 | 1억 1,863만 원 |
| B. 계좌 1에 180만 + 계좌 2에 720만 | 297만 원 | 1억 1,863만 원 |
| C. 계좌 1에 180만 + ISA에 720만 | 297만 원 | 1억 1,863만 원 |
| D. 전액 일반계좌 | 0원 | 1억 1,360만 원 |
여기까지는 A가 압도적입니다. 문제는 꺼낼 때입니다. 출구를 두 가지로 나눠봤습니다.
| 시나리오 | 출구 ①: 55세 이후 연금수령 | 세금 | 세액공제 포함 실질 |
|---|---|---|---|
| A | 전액 과세 | 652만 원 | 1억 2,695만 원 |
| B | 계좌 1 전액 + 계좌 2 운용수익만 | 257만 원 | 1억 1,903만 원 |
| C | 계좌 1 전액 + ISA 9.9% | 337만 원 | 1억 1,822만 원 |
| D | 매년 15.4% 선납(누계 430만 원) | — | 1억 1,360만 원 |
| 시나리오 | 출구 ②: 10년 뒤(55세 전) 전액 인출 | 세금 | 세액공제 포함 실질 |
|---|---|---|---|
| A | 전액 기타소득세 16.5% | 1,957만 원 | 1억 1,390만 원 |
| B | 계좌 1 전액 + 계좌 2 운용수익만 16.5% | 769만 원 | 1억 1,390만 원 |
| C | 계좌 1 + ISA 정산 | 598만 원 | 1억 1,561만 원 |
| D | 이미 납부 완료 | — | 1억 1,360만 원 |
숫자를 보고 한 번 더 확인했습니다. 출구 ②에서 A와 B의 결과가 1억 1,390만 원으로 똑같습니다. 우연이 아닙니다. 세액공제율 16.5%로 받은 것을 중도인출 시 기타소득세 16.5%로 그대로 토해내기 때문에 정확히 상쇄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정리됩니다.
– 55세까지 안 건드릴 자신이 있다 → A가 B보다 792만 원 유리합니다. 나눌 이유가 없습니다.
– 자신이 없다 → 나눠도 최악의 경우 결과가 같습니다. 나누는 데 드는 비용이 0입니다.

진짜 차이는 “전액”이 아니라 “일부”를 뺄 때 나옵니다
위 표는 전액 인출을 가정한 것이라 A와 B가 같아 보였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목돈이 필요한 상황은 대개 전액이 아니라 일부입니다. 3,000만 원이 급히 필요해졌다고 해보겠습니다.
| 시나리오 | 어디서 빼나 | 세금 |
|---|---|---|
| A | 계좌 1에서 3,000만 원 (전액 STEP 3) | 495만 원 |
| B | 계좌 2 과세제외금액에서 3,000만 원 | 0원 |
| C | ISA 납입원금 범위 내 중도인출 | 0원 |
| D | 그냥 매도 | 0원(배당 과세는 이미 납부) |
495만 원 대 0원입니다. 이게 계좌를 나눠두는 이유의 전부입니다. A는 어느 한 푼을 빼도 16.5%가 붙고, B는 원금 7,200만 원까지 세금이 없습니다.
배당으로 생활비를 만드는 사람에게는 이 차이가 특히 큽니다. 배당과 분배금은 매달 같은 금액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제 계좌만 봐도 6월은 334만 원, 7월은 250만 원이었습니다. 분기 배당이 겹치는 달과 아닌 달의 낙차가 그만큼 큽니다.
이 낙차를 메우는 장치가 생존 벙커인데, 벙커로 쓸 돈까지 세액공제용 계좌에 밀어 넣으면 하락장에서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 옵니다. 그때 495만 원짜리 자물쇠는 아주 비싸집니다.
여기서 건강보험료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 정확하게
세금만 보면 위 표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배당으로 현금흐름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항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건강보험료입니다. 이 부분은 인터넷에 잘못 알려진 내용이 많아서 법령부터 정확히 짚겠습니다.
지역가입자의 보험료는 소득과 재산 두 축으로 매겨지고, 소득 쪽 보험료율은 1만분의 719, 즉 7.19%입니다(「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44조). 소득월액 산정에 들어가는 소득은 이자·배당·사업·근로·연금·기타소득입니다(같은 법 시행령 제41조).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 법령 어디에도 사적연금을 빼준다는 조항은 없습니다. 시행령 제41조는 “연금소득”이라고만 적고 있고, 별도 단서는 공적연금소득을 어떻게 계산할지에 관한 것뿐입니다. 조문대로 읽으면 연금저축·IRP에서 받는 연금도 부과 대상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부과되지 않고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적연금 시장 육성’이라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부과하지 않아 왔기 때문입니다. 이 상태를 두고 감사원은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형평성과 재정을 이유로 관리 방안 마련을 촉구했고, 국회입법조사처는 “법적 근거 없이 부과하지 않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 구분 | 법령상 지위 | 실제 |
|---|---|---|
| 공적연금(국민연금 등) | 부과 대상 | 50% 반영해 부과 중 |
| 사적연금(연금저축·IRP) | 부과 대상으로 읽힘 | 공단이 부과하지 않고 있음(정책적 판단) |
| 이자·배당소득 | 부과 대상 | 합계 연 1,000만 원 초과 시 전액 반영해 부과 중 |
| ISA 계좌 내 수익 | 비과세·분리과세라 소득에 미포함 | 부과되지 않음 |
즉 사적연금의 건보료 면제는 법이 보장한 권리가 아니라 관행입니다. “현행 법상 부과 대상이 아니다”라고 쓴 글이 많은데, 정확히는 “법상으로는 부과 대상인데 부과하지 않고 있다”입니다. 이 차이는 큽니다. 법을 고치지 않고 공단의 판단만 바뀌어도 고지서가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지금 계산하면 이렇게 됩니다
연 1,200만 원을 어디서 받느냐에 따라 소득 쪽 보험료가 이만큼 갈립니다. 부과가 시작되는 경우까지 같이 넣었습니다.
| 연 1,200만 원이 나오는 곳 | 지금 (부과 안 함) | 사적연금에 부과가 시행된다면 |
|---|---|---|
| 일반계좌 배당·분배금 | 862,800원 | 862,800원 (변화 없음) |
|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 | 431,400원 (50% 반영) | 431,400원 |
| 연금저축·IRP 연금수령 | 0원 | 431,400원 (50% 반영 시) |
| ISA 계좌 내 수익 | 0원 | 0원 (사적연금이 아님) |
※ 장기요양보험료는 여기에 별도로 붙습니다. 재산 부과분도 세대 상황에 따라 따로 계산됩니다.
이자·배당소득은 합계가 연 1,000만 원 이하면 소득월액에 넣지 않습니다. 넘는 순간 초과분만이 아니라 전액이 들어갑니다. 999만 원과 1,001만 원 사이에 계단이 하나 있는 구조입니다. 배당이 2천만 원 언저리로 올라갔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배당금 2천만원 초과 세금·건보료 방어법에서 실계좌 기준으로 다뤘습니다.
지금 기준으로 세금과 건보료를 합치면 연 1,200만 원당 일반계좌 271만 원 대 연금계좌 66만 원입니다. 부과가 시행되면 연금계좌는 109만 원이 되고, 그래도 일반계좌보다는 낮습니다.
발의된 법안을 배당 투자자가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
2025년 8월, 사적연금 소득에 건보료 부과를 면제하도록 「국민건강보험법」을 고치자는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제목만 보면 연금 투자자에게 좋은 소식입니다.
그런데 조문에 단서가 붙어 있습니다. “연금소득 외에 다른 과세소득이 없을 것”입니다. 은행 이자, 주식 배당금, ETF 분배금이 단 1원이라도 있으면 면제 대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연금소득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미만일 때만”이라는 조건도 함께 붙어 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대부분은 배당이나 분배금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법안은 면제 법안이 아니라 사실상 부과 법안입니다. 사적연금을 절세 수단으로 쓰는 배당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동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물론 발의는 발의일 뿐이고 통과 여부도, 최종 조문도 아직 모릅니다. 다만 “사적연금은 건보료가 없다”를 20년짜리 전제로 깔고 계획을 세우는 건 위험하다는 점만은 분명합니다. ISA 제도가 8월 한 달 사이에 두 번 뒤집힌 것을 보면 더 그렇습니다(ISA 개편 재검토 상황).
연금저축과 IRP는 “묶임”의 정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두 계좌를 한 덩어리로 설명하는 글이 많은데, 55세 전에 돈이 필요해지면 둘은 전혀 다르게 움직입니다.
| 항목 | 연금저축 | IRP |
|---|---|---|
| 중도인출 | 언제든 가능(과세는 별도) | 법정 사유 외 부분인출 불가 |
| 법정 사유 | — | 무주택자 주택구입, 무주택자 전세보증금, 6개월 이상 요양, 개인회생·파산선고, 재난피해 |
| 사유가 없을 때 | 필요한 만큼만 인출 | 계좌 전체를 해지해야 함 |
| 세액공제 한도 | 600만 원 | 연금저축 합산 900만 원 |
IRP의 중도인출 사유는 다섯 가지로 한정돼 있습니다(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해당하지 않으면 부분인출이 안 되고, 돈이 필요하면 계좌를 통째로 깨야 합니다. 앞에서 본 “계좌 2” 전략을 IRP로 하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과세제외금액이 들어 있어도 꺼낼 방법이 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계좌 2는 반드시 연금저축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55세 이후에 꺼낼 때의 조건
연금수령의 저율과세를 받으려면 요건이 있습니다.
– 만 55세 이후에 연금수령 개시를 신청할 것
– 계좌 가입일부터 5년이 지났을 것 (이연퇴직소득은 예외)
–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꺼낼 것 — 한도는 평가액 ÷ (11 − 연금수령연차) × 120%이고, 11년차부터는 한도가 없어집니다
세율은 나이에 따라 내려갑니다. 70세 미만 5.5%, 80세 미만 4.4%, 80세 이상 3.3%입니다. 이연퇴직소득과 부득이한 사유 인출분을 제외한 연금소득 합계가 연 1,5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고, 종합소득세 신고 때 16.5%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국세청 연금소득 원천징수 방법).
가입일부터 5년 요건 때문에, 계좌 2는 당장 쓸 계획이 없더라도 미리 열어 최소 금액이라도 넣어두는 편이 낫습니다. 55세가 다 돼서 만들면 5년을 더 기다려야 합니다.
2026년에 조용히 바뀐 것 두 가지
올해부터 적용되는 변경인데, 아직 반영 안 된 글이 많아서 따로 적습니다.
| 구분 | 종전 | 2026.1.1. 이후 연금수령분 |
|---|---|---|
| 종신형 연금 원천징수세율 | 4% | 3% |
| 이연퇴직소득 연금수령 (10년 이하) | 퇴직소득세의 70% | 70% |
| 이연퇴직소득 연금수령 (10년 초과 20년 이하) | 70% | 60% |
| 이연퇴직소득 연금수령 (20년 초과) | 70% | 50% |
퇴직금을 IRP로 받아 오래 나눠 받을수록 세금이 더 깎이는 구조가 됐습니다. 20년 넘게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절반만 냅니다. 퇴직을 앞두고 계신 분이라면 수령 기간 설계가 예전보다 더 중요해졌습니다.
한편 8월 3일 발표된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만 15~34세 청년의 IRP 납입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가 들어갔습니다.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연 900만 원 한도 15% 공제를 적용하는 안입니다. 40대 이상에게는 해당사항이 없고,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닙니다.
상황별로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지금까지의 계산을 조건별로 나눴습니다.
| 상황 | 1순위 | 2순위 | 3순위 | 이유 |
|---|---|---|---|---|
| 소득이 안정적이고 55세까지 안 건드린다 | 연금저축 600만 원 | IRP로 900만 원까지 | ISA | 통설이 맞습니다. 나눌 이유가 없습니다 |
| 소득이 해마다 들쭉날쭉하다(프리랜서·사업소득) | 확실히 돌려받을 만큼만 계좌 1 | ISA | 계좌 2(공제 미신청) | 못 받는 공제를 위해 돈을 묶을 이유가 없음 |
| 퇴사했고 55세까지 10년 이상 남았다 | ISA | 일반계좌(생존 벙커 포함) | 계좌 2 | 세액공제 0원 + 자금이 오래 묶임. IRP는 넣지 않음 |
| 55세까지 5년 이내다 | ISA 만기자금 → 연금계좌 이전 | 연금저축 | IRP | 묶이는 기간이 짧고, 저율과세가 곧 열림 |
| 과세 배당이 연 1,000만 원을 넘겼다 | 신규 매수는 ISA·연금계좌로 | 일반계좌 비중 동결 | — | 건보료 소득월액 계단을 넘지 않게 |
마지막 줄을 특히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자·배당 합계가 1,000만 원을 넘는 순간 지역가입자 소득월액에 전액이 들어갑니다. 신규 매수를 절세계좌 쪽으로 돌리는 기준선으로 삼을 만한 지점입니다. 국내 상장 상품을 어느 계좌에 담느냐로 세후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는 SCHD, ISA에 담을까 일반계좌에 담을까에서 계좌별로 계산해뒀습니다.
ISA 만기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연금저축·IRP·ISA 순서”를 검색하면 ISA 만기자금 이전이 섞여 나오는데, 이건 납입 순서와는 다른 트랙입니다.
– ISA 계약기간 만료 후 60일 이내에 연금계좌로 납입해야 합니다
– 전환금액의 10%, 최대 300만 원까지 세액공제 한도가 늘어납니다
– 이 추가 한도는 납입한 그해에만 적용됩니다
– 연 1,800만 원 납입한도와는 별도로 계산됩니다
– 전환금액 자체는 연금계좌 안에서 과세제외금액으로 들어갑니다
마지막 줄을 눈여겨봐 주세요. ISA 만기자금은 연금계좌로 넘어가도 STEP 1에 쌓입니다. 즉 앞에서 말한 “계좌 2″와 같은 성격의 돈입니다. 다만 추가 한도 300만 원은 세액공제라, 공제받을 소득이 없으면 0원입니다.
참고로 ISA 만기자금을 연금저축으로 옮기는 것이 늘 정답은 아닙니다. 조건에 따라 옮기지 않는 쪽이 수천만 원 유리한 경우가 있는데, 그 계산 과정은 ISA 5년 만기, 연금저축으로 옮기는 게 정답일까에 전부 적어뒀습니다. ISA 제도 자체가 흔들리는 중이라 만기 5년 제한이 배당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도 함께 확인하시고, ISA가 처음이라면 ISA 계좌 2026년 총정리부터 보시면 됩니다.
반대편 이야기도 해야 공정합니다
첫째, 계좌를 나누면 관리가 번거로워집니다. 공제 신청을 매년 정확히 나눠서 해야 하고, 「연금보험료 등 소득·세액 공제확인서」도 챙겨야 합니다. 실수로 계좌 2 납입액까지 공제 신청하면 그 돈은 STEP 3이 되어버립니다. 이 번거로움을 감수할 만한지는 각자 판단할 몫입니다.
둘째, 소득이 안정적이라면 나눌 이유가 없습니다. 앞의 표에서 A가 B보다 792만 원 유리했습니다. 55세까지 건드리지 않을 자신이 있고 매년 공제를 온전히 받는다면, 한 계좌에 900만 원을 채우는 게 정답입니다. 이 글은 그 조건이 안 맞는 사람을 위한 글입니다.
셋째, 건보료 미부과는 관행이지 권리가 아닙니다. 앞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부과가 시행되면 연 1,200만 원 기준 43만 원이 추가되고, 발의된 법안대로라면 배당이 있는 사람은 면제 대상에서 빠집니다.
넷째, 제 계산에는 재산 부과분이 빠져 있습니다. 지역 건보료는 소득과 재산을 함께 봅니다. 세대 구성과 주택 보유 여부에 따라 실제 고지서는 제 표와 다르게 나옵니다.
다섯째, 6% 수익률은 제 가정입니다. 10년 평균을 6%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매년 출렁입니다. 7월 한 달 동안 코스피가 22% 빠졌을 때 제 계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7월 폭락장 월배당 ETF 성적표에 그대로 적어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연금계좌를 두 개로 나누는 게 합법인가요?
연금저축계좌는 여러 개를 만들 수 있고, 세액공제 한도(연금저축 600만 원, IRP 합산 900만 원)는 전 계좌를 합산해서 적용됩니다. 어느 계좌 납입분을 공제 신청할지는 본인이 정합니다. 인출 순서는 계좌별로 적용되므로 공제를 신청하지 않은 계좌는 통째로 과세제외금액이 됩니다.
Q2. 공제를 안 받은 돈은 정말 세금 없이 뺄 수 있나요?
과세제외금액은 인출 순서상 가장 먼저 나오고 과세되지 않습니다. 다만 금융회사가 이를 자동으로 알지 못하므로, 국세청에서 「연금보험료 등 소득·세액 공제확인서」를 발급받아 제출해야 합니다. 제출 절차는 금융회사마다 다르니 계좌 개설 시 미리 확인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Q3. 계좌 1에 얼마를 넣어야 적당한가요?
소득이 가장 적었던 해를 기준으로 잡으시길 권합니다. 148만 5천 원을 온전히 받으려면 종합소득 과세표준이 대략 1,830만 원 이상 나와야 합니다. 그 아래로 내려가는 해가 있다면 한도를 다 채우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Q4. 계좌 2를 IRP로 만들면 안 되나요?
권하지 않습니다. IRP는 법정 다섯 가지 사유가 아니면 부분인출이 안 되고, 돈이 필요하면 계좌를 통째로 해지해야 합니다. 과세제외금액이 들어 있어도 꺼낼 방법이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계좌 2는 연금저축으로 만드셔야 합니다.
Q5. 사적연금에 건강보험료가 정말 안 붙나요?
법령상으로는 연금소득이 소득월액 산정에 포함되므로 부과 대상으로 읽힙니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정책적 판단에 따라 부과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고, 감사원과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를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지금은 안 붙지만 법이 보장한 것은 아닙니다.
Q6. 연 1,500만 원을 넘게 연금으로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이연퇴직소득과 부득이한 사유 인출분을 뺀 연금소득 합계가 연 1,500만 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고, 종합소득세 신고 때 16.5%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부부가 각자 계좌를 나눠 1,500만 원 아래로 관리하는 방식이 자주 쓰입니다.
Q7. ISA 만기자금은 무조건 연금저축으로 옮기는 게 맞나요?
추가 세액공제 300만 원 역시 공제받을 소득이 있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전환금액 자체는 연금계좌 안에서 과세제외금액이 되므로, 인출 유연성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옮기는 쪽과 옮기지 않는 쪽의 조건별 계산은 본문에 링크한 ISA 만기 글에 있습니다.
Q8. 순서를 한 줄로 요약하면요?
소득이 안정적이고 55세까지 안 건드리면 연금저축 → IRP → ISA, 소득이 들쭉날쭉하거나 중간에 쓸 가능성이 있으면 확실히 공제받을 만큼만 계좌 1 → ISA → 공제 안 받는 계좌 2입니다.
마치며
10년 전 5천만 원으로 시작할 때 저는 계좌 종류를 고민한 적이 없습니다. 그냥 남는 돈을 아무 데나 넣었습니다. 그 10년의 기록은 용돈 월 5만 원으로 버틴 10년에 적어뒀는데, 지금 돌아보면 가장 아쉬운 게 계좌 배치였습니다.
같은 상품, 같은 수익률인데도 어느 계좌에 어떤 이름표를 달아 넣었느냐로 결과가 갈립니다. 3억이면 월 300만원이 되는지 실계좌로 검증한 글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습니다. 필요 시드가 6,300만 원 차이 난 건 실력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습니다.
여러분은 세액공제를 매년 온전히 받고 계신가요, 그리고 55세까지 몇 년이 남았나요. 이 두 가지만 알려주시면 표에서 어느 줄인지 같이 찾아보겠습니다.
면책 안내: 이 글은 2026년 8월 기준 국세청·국민건강보험법령·금융감독원 공개 자료와 본문에 명시한 가정을 바탕으로 계산한 정보 제공용 콘텐츠이며, 특정 금융상품의 가입·해지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세액공제율, 연금소득 원천징수세율,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과 부과 대상 소득의 범위는 개정될 수 있고, 실제 적용은 개인의 소득 구성·가입 자격·세대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본문의 시뮬레이션은 연 6% 수익률과 공제율 16.5% 등 특정 가정에 따른 계산이므로 실제 결과와 다를 수 있습니다. 연금계좌 중도인출의 과세 여부와 과세제외금액 인정 절차, 복수 계좌의 세액공제 신청 방법은 반드시 가입한 금융회사와 국세청을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최종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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