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월 5만 원으로 버틴 10년: 이혼 후 5천만 원을 6억으로 만들기까지

가난에서 나를 구원해준 가장 현실적인 방법 (조윤진 저자) — ‘쩐문가’ 채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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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0년 동안, ‘나한테 쓰는 돈’을 거의 0에 가깝게 줄이면서 시드를 모았습니다. 5천만 원으로 시작한 그 돈은 10년 만에 6억이 되었고, 지금은 매달 통장에 꽂히는 배당금으로 마음 편한 노후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그 10년을 미화 없이, 있었던 그대로 적어보려고 합니다.

“3년이면 될 줄 알았어요” — 이혼, 그리고 목숨 건 결심

시작은 이혼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 크게 흔들렸고, 그때 마음먹었습니다. ‘목숨 걸고 노후를 준비해야겠다.’ 거창하게 들리지만, 당시엔 정말 그 한 문장으로 버텼습니다.

솔직히 처음엔 3년이면 될 줄 알았습니다. 3년 바짝 아끼고 모으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실제로는 10년이 걸렸습니다. 평범한 중소기업 월급으로 시드를 만든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더 길고 지루한 일이었습니다. 저는 그 10년 동안 죽어라 벌고, 죽어라 아끼고, 버는 족족 계속 시드에 넣었습니다. 주말에도 부수입이 될 만한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했고요.

진짜 힘들었던 건 돈이 아니었습니다

돈을 아끼는 것 자체는, 사실 익숙해지면 견딜 만합니다. 정말 힘들었던 건 따로 있었어요. 바로 사람이 멀어지는 일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사람을 참 좋아했습니다. 친구들 모임이 있으면 어디든 빠지지 않고 다 끼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돈을 안 쓰기로 하니 모임에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밥 한 끼, 커피 한 잔이 다 시드에서 빠지는 돈이었으니까요. 그렇게 하나둘 관계가 끊기더니, 어느 날 보니 제 휴대폰엔 단톡방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아이 어릴 때 또래 엄마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안정적으로 소비하며 사는 그 친구들과도 자연스레 멀어졌고요.

이 대목을 굳이 적는 이유는, 절약을 ‘돈의 문제’로만 이야기하는 게 반쪽짜리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시드를 모으는 일은 통장 잔고와의 싸움이 아니라, 외로움과 조바심을 견디는 마음의 싸움에 가깝습니다. 지금 그 구간을 지나고 계신 분이라면, 그 외로움이 당신만의 것이 아니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어요.

월 5만 원 용돈, 실제로 무엇을 줄였나

“용돈 5만 원”이라고 하면 커피를 안 마시는 정도로 상상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실제로는 금액이 큰 항목부터 손을 댔습니다. 작은 지출부터 줄이면 불편은 바로 느껴지는데 통장은 거의 안 바뀌고, 그러면 오래 못 갑니다. 제가 줄인 항목을 금액이 큰 순서로 늘어놓으면 이렇게 됩니다.

지출 항목제가 한 선택이 항목이 위에 있는 이유
교육비입시학원을 하나도 보내지 못했고, 그 돈을 시드로 돌림매달 나가는 금액이 가장 크고, 한 번 시작하면 줄이기가 가장 어려움
모임·외식친목 모임은 전부 포기, 가족 모임은 2천 원짜리 커피로 대체한 번에 큰 금액이 나가고, 그 빈도가 계속 반복됨
내 용돈월 5만 원 이하로 고정줄여도 아이의 생활에는 영향이 없는 항목
교통비지하철 서너 개 역 거리는 “이건 운동이야”라며 걸어다님대체 수단이 확실히 존재하는 지출
기호품만보기 앱 포인트를 몇 달 모아 기프티콘을 받아 아이에게 보냄0원으로 대체할 방법이 있는 지출

반대로 줄이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아이 먹는 것에는 손을 대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떡볶이를 시키면 배달로는 작은 사이즈가 없어서, 제가 좋아하지도 않는 걸 이틀에 걸쳐 혼자 다 먹은 적이 여러 번입니다. 그 정도 지출은 어떻게든 감당했습니다. 절약을 오래 하려면 ‘이건 안 줄인다’는 항목이 몇 개는 있어야 합니다. 전부 줄이면 어느 순간 전부 무너집니다.

표의 맨 위에 있는 교육비가 가장 논쟁적인 선택이라는 걸 압니다. 저는 “학원을 보내지 마세요”라고 말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안정적인 소득이 있는 가정이라면 계산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만 사교육비와 노후 자금이 같은 지갑에서 나온다는 사실만은 한 번쯤 숫자로 확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계산은 사교육비 월 60만 원, 노후 시드로 돌리면 얼마가 될까에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대부분의 가정에서 이 배분은 한 번도 결정된 적이 없고, 그냥 사교육비가 먼저 나가고 남은 것이 저축이 됩니다.

5천만 원은 어디서 났나 — 금과 달러, 그리고 IMF의 기억

“그 5천만 원은 어떻게 만들었냐”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초반의 시드는 대학생 때부터 과외하고 통역 번역 아르바이트해서 벌었던 돈이었고요. 사실 저는 해외를 오가며 살았던 시간이 길어서 오래 저축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종잣돈을 지켰습니다.

첫째는 이었습니다. 그 때는 엄마가 살아계실 때였는데 어릴 때부터 제가 번 걸로 엄마 따라 금은방에 가서 조금씩 사둔 금이 훗날 차익으로 가장 큰 몫이 되었어요. 둘째는 달러였습니다.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을 꾸준히 달러로 바꿔뒀는데, 여기엔 개인적인 기억이 있습니다. 제가 대학에 다닐 때가 IMF 외환위기 직후였습니다. 환율이 900원대에서 순식간에 1,600원까지 치솟았을 때였죠. 선배들 중에 유학을 갔는데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졸업을 포기하고 돌아오는 사람들을 여럿 봤습니다. 그때 몸으로 배웠어요. ‘원화로만 자산을 들고 있으면, 위기가 오는 순간 내 자산이 통째로 갉아먹힐 수 있다’는 것을요.

이 경험이 지금 제 포트폴리오의 뿌리가 됐습니다. 주식과 분리해 달러 현금을 따로 굴리는 이유, 제가 생존 벙커라고 부르는 그 개념도 결국 이 IMF의 기억에서 출발한 것입니다.

처음 받은 배당 1,000원의 막막함

시드가 어느 정도 모인 뒤, 저는 트레이딩이 아니라 배당 투자를 택했습니다. 저점·고점을 맞히는 매매는 제 성향과 맞지 않았고, 무엇보다 나이가 들어 아프기라도 하면 매매 타이밍을 잡는 일 자체가 불가능하니까요. 매도 없이도 굴러가는 시스템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배당 투자의 시작은 정말 초라했습니다. 미국 대표 배당 ETF인 SCHD가 좋다고 해서 샀는데, 하필 그 무렵 액면분할을 해서 한 주 가격이 30달러대였어요. 큰맘 먹고 한 주 사봤자 분기에 들어오는 배당이 1,000원도 안 되었습니다. ‘이걸로 내 생활비를 감당한다는 게 말이 되나’ 싶어 막막했습니다. 주변에 배당주를 하는 사람도 없어 물어볼 데조차 없었고요. 그 때는 미국 뉴스들을 찾아보고 해외 커뮤니티 사연들을 찾아 읽으며 혼자 공부했습니다.

가장 허무했던 기억은 작년입니다. 갖고 있던 소형차를 중고로 팔아 그 돈을 전부 SCHD에 넣었는데, 하필 그해 SCHD 주가가 1%도 채 오르지 않았습니다. 차는 없어졌는데 주가는 그대로라니, 내가 잘못한 건가 싶었어요. 그런데 올해 초부터 그 주식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배당 투자는 이렇게, 조급해하는 사람에게는 끝없이 지루하고, 견디는 사람에게는 어느 순간 보답하는 게임이더라고요.

3년이 지나자 배당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배당이 쌓이는 게 눈에 보이기까지, 저는 약 3년이 걸렸습니다. 처음엔 매달 만 원이 안 되던 배당이, 재투자를 반복하니 어느 순간 몇만 원이 되고, 몇십만 원이 되었습니다. 이 곡선이 어떻게 가팔라지는지는 SCHD 30년 시뮬레이션에 숫자로 정리해뒀는데, 핵심은 하나입니다. 받은 배당을 다시 사 모으는 것. 재투자를 하느냐 안 하느냐로 20년 뒤 받을 배당이 두 배까지 벌어집니다.

‘두 배’가 과장이 아닌 이유 — 계산을 열어둡니다

두 배라는 말이 부풀린 표현처럼 들릴 수 있어서 계산을 그대로 적어두겠습니다. 원금 1억 원, 배당률 연 4%가 유지되고 주가는 연 4%씩 오른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배당을 쓰면 자산은 주가 상승분만큼만 자라고, 배당을 다시 사 모으면 그 위에 배당률만큼이 더 얹힙니다. 제 계좌 실적이 아니라 가정을 넣은 일반 복리 계산입니다.

구분배당을 쓰는 경우배당을 다시 사 모으는 경우
연 성장률 가정4% (주가 상승만)8% (주가 상승 + 배당 재투자)
10년 뒤 연 배당약 592만 원약 864만 원
20년 뒤 연 배당약 876만 원약 1,864만 원
20년 뒤 월 배당 환산약 73만 원약 155만 원
원금 1억 원·배당률 4% 고정을 가정한 단순 복리 계산입니다. 배당소득세와 하락장은 반영되어 있지 않으며, 실제 시장은 매년 같은 수익률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같은 원금, 같은 상품인데 20년 뒤 받는 배당이 두 배 넘게 벌어집니다. 제가 한 일은 대단한 게 아니라 들어온 배당을 쓰지 않고 그대로 다시 사는 것을 반복한 것뿐입니다. 그래서 시드를 모으던 10년 동안 저는 들어온 배당을 쓰지 않고 계속 다시 사 모았습니다. 표에서 두 줄의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지점이 바로 제가 “배당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느낀 3년 차 언저리였습니다.

지금 저는 미국 SCHD와 국내 고배당주를 오래 모아왔는데, 이 종목들은 한 번도 매도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남에게 자랑할 ‘얼마 벌었어’ 하는 짜릿함은 없습니다. 굉장히 노잼 투자예요. 하지만 그 대신 마음이 편합니다. 장이 하루에 몇 퍼센트씩 빠지는 날에도, 저는 계좌 앱을 열어보고 그냥 닫습니다. 팔 이유가 없으니까요.

10년을 버티게 한 건 의지가 아니라 구조였습니다

10년을 버텼다고 하면 독하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제가 특별히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서 버틴 게 아니었습니다. 의지는 길어야 몇 달이면 바닥납니다. 저를 끝까지 데려간 건 몇 가지 구조였고, 이건 재능과 상관없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들입니다.

첫째, 먼저 떼고 남은 것으로 살았습니다.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순서로는 10년을 못 갑니다. 저는 돈이 들어오는 날 시드로 갈 몫이 먼저 빠져나가게 해두고, 남은 금액 안에서 한 달을 짰습니다. 순서를 바꾸면 아무리 아껴도 남는 게 없습니다. 사교육비든 생활비든, 줄인 금액이 자동으로 투자 계좌에 들어가지 않으면 그 돈은 조용히 생활 수준 상승으로 흡수됩니다.

둘째, 목표를 10년이 아니라 이번 달로 잘랐습니다. 10년을 견디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번 달을 견디는 일을 120번 하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저는 ‘앞으로 몇 년 남았나’를 세지 않았습니다. 세기 시작하면 남은 기간이 너무 길어서 그 자리에서 포기하게 됩니다.

셋째, 소비를 금액이 아니라 노동 시간으로 환산했습니다. 무언가를 살 때 가격이 아니라, 그것 때문에 내가 더 일해야 할 기간을 계산했습니다. 적당히 쓰면서 40년을 더 일해도 계산이 맞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을 때, 소비를 줄이는 일이 참는 일이 아니라 당연한 일이 됐습니다. 저에게는 ’10년 뒤 좋은 집에 사는 상상’ 같은 동기부여가 전혀 통하지 않았습니다. 저를 움직인 건 반대쪽이었어요. 여기가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가 더 있을 수 있다는 감각이었습니다.

넷째, 돈을 한 가지 형태로만 들고 있지 않았습니다. 앞에서 적은 금과 달러가 그 역할이었습니다. 배당주 하나만 들고 있었다면 아마 위기가 왔을 때 배당주를 팔았을 겁니다. 코어가 흔들릴 때 손댈 다른 자산이 있어야 코어를 지킬 수 있습니다. 자산별로 어떤 역할을 맡겼는지는 배당주만으로는 안 됐습니다 — 금 현물·비트코인 실제로 굴려본 결론에 하나씩 되짚어 두었습니다.

조윤진 저자 쩐문가 채널 인터뷰 — 가난에서 벗어난 현실적인 방법
이 네 가지를 인터뷰에서 직접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 「가난에서 나를 구원해준 가장 현실적인 방법」 쩐문가 채널 인터뷰

10년을 구간으로 나누면 이런 모양입니다

10년이 한 덩어리로 흘러간 건 아니었습니다. 돌아보면 견뎌야 하는 것의 종류가 구간마다 달랐습니다.

5천만원에서 6억까지 10년을 세 구간으로 나눈 흐름도
견뎌야 하는 것의 종류가 구간마다 달랐습니다
구간그때 실제로 벌어지는 일이 구간에 필요한 것
초반 1~3년잔고가 눈에 띄게 늘지 않고, 배당은 분기에 1,000원대. 주변에 설명할 방법이 없어 말도 못 함먼저 떼는 자동이체, 목표를 ‘이번 달’로 자르기
3~7년배당이 만 원 단위에서 몇만 원, 몇십만 원으로 눈에 보이기 시작매도하지 않는 규칙, 배당 재투자를 습관으로 고정
7~10년웬만한 변동은 버틸 수 있는 규모가 되고, 투자에 쓰는 시간이 오히려 줄어듦자산 형태의 분산, 세금·건강보험료를 고려한 계좌 설계
제 경험을 구간으로 정리한 것이며, 시장 상황과 적립 금액에 따라 개인차가 큽니다.

가장 많은 사람이 그만두는 구간은 첫 번째입니다. 저도 그 3년이 제일 길었습니다. 힘든 건 초반뿐인데, 그 초반이 3년쯤 된다는 게 문제입니다. 다만 이 표를 미리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릅니다. 지금 잔고가 안 늘어 보이는 게 내가 뭘 잘못해서가 아니라 원래 그 구간이 그렇다는 걸 알면, 그만둘 이유가 하나 줄어듭니다.

시드가 커지면 다음 문제는 수익률이 아니라 세금입니다

10년째가 되니 고민의 종류가 바뀌었습니다. 초반에는 ‘어떻게 더 모을까’였는데, 지금은 ‘어떻게 덜 뜯길까’입니다. 배당금은 받을 때 소득세 14%에 지방소득세 1.4%를 더해 15.4%가 원천징수됩니다. 세전 100만 원이 통장에는 84만 6천 원으로 찍힌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연 2,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분이 다른 소득과 합산돼 종합과세되고, 건강보험료 산정에도 영향을 줍니다.

이게 재투자하는 장기투자자에게 특히 아픈 이유가 있습니다. 매달 들어오는 돈이 15% 줄면 다시 사는 주식 수량이 그만큼 줄고, 그게 20년 누적되면 앞의 표에서 본 두 줄의 간격이 훨씬 좁아집니다. 배당 복리의 원료 자체가 깎이는 셈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종목을 고르기 전에 이 돈이 어느 계좌에 담겨야 하는지를 먼저 정합니다. 계좌별 특징과 순서는 ISA 계좌 2026년 총정리금융소득종합과세 2천만원 기준, 월배당 투자자의 절세 설계에 정리해 두었고, ISA 만기가 다가올 때의 판단은 ISA 5년 만기, 연금저축으로 옮기는 게 정답일까에 제 계산 과정을 그대로 적었습니다.

덧붙이면, 세법과 건강보험료 기준은 개정될 수 있고 개인의 소득·재산 구성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집니다. 위 숫자는 현행 기준을 정리한 것이니, 실행 전에는 반드시 국세청이나 거래 금융기관에서 본인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하루 10분 — 6억과 월 250만 원의 시스템

10년이 지난 지금, 5천만 원이던 시드는 6억이 되었습니다. 매달 들어오는 배당은 평균 월 250만 원 정도이고, 분기 배당이 겹치는 6월 같은 달엔 300만 원을 넘기도 합니다. 제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날짜가 되면 통장에 현금이 꽂히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거예요. 그 6억이 어떤 자산에 어떻게 나뉘어 담겨 있는지, 월 배당이 어느 계좌에서 나오는지는 월배당 260만원 포트폴리오 전체 공개 — 자산 4등분 전략에 계좌별로 전부 정리해뒀습니다.

용돈 월 5만원 10년 세미파이어 핵심 숫자 — 5천만원에서 6억, 월배당 250만원
10년을 숫자 네 개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제 제가 투자에 쓰는 시간이 하루 10분에서 20분 남짓이라는 점입니다. 리밸런싱을 하는 날에도 그 정도예요. 시드가 작을 때는 1,000만 원만 물려도 게임 끝이라는 심정이었지만, 지금은 웬만한 변동은 버틸 수 있으니 마음의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성장 자산도 조금씩 담아보고 있고요.

다만 배당만으로 전부를 덮지는 않습니다. 배당이 고정비를 덮고, 프리랜서 일로 버는 소득이 여유분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저는 이걸 세미파이어라고 부르는데, 이렇게 해두면 하락장이 와도 생활비 때문에 주식을 파는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세미파이어를 시작한 뒤 실제로 매달 얼마가 들어오는지, 배당과 근로소득이 달마다 어떻게 섞이는지는 40대 싱글맘 세미파이어 1년차, 매달 통장에 들어오는 배당금 공개에 월별 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10년을 한 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항목그때 (시작)지금 (10년 뒤)
투자 시드5,000만 원약 6억 원
내 몫 용돈월 5만 원배당으로 여유 확보
월 배당사실상 0 (첫 분기배당 1,000원대)평균 월 250만 원 (6월 300만+)
투자에 쓰는 시간공부하느라 하루 최소 3 시간하루 10~20분
마음조바심과 외로움“앱 열고 그냥 닫는” 평온함

마치며: 제가 아낀 건 돈이 아니라 ‘시간’이었어요

돌아보면 지난 10년, 제가 진짜로 아낀 건 돈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용돈 5만 원으로 산 그 시간을 저는 미래의 저에게 미리 보낸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제가 하루 10분만 일해도 매달 배당이 들어오는 건, 10년 전의 제가 대신 그만큼을 일해둔 덕분이니까요.

그래서 지금 절약의 한가운데서 외롭고 조바심 나는 분들께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이건 재능의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투자 재능이 없어서 실패하는 게 아니라, 끝까지 유지할 구조가 없어서 중간에 멈춰서 실패합니다. 화려하지 않아도, 노잼이어도, 끝까지 살아남는 투자. 저는 그 길을 여러분과 함께 걷고 싶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1. 시드가 작아도 배당 투자가 의미가 있나요?

저도 분기 배당이 1,000원도 안 되는 데서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저도 ‘이걸로 생활비를 감당한다는 게 말이 되나’ 싶었어요. 금액이 작을 때 생기는 의미는 배당 액수가 아니라, 들어온 배당을 다시 사는 습관이 자리 잡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의 표에서 보셨듯 같은 원금이라도 재투자를 하느냐 마느냐로 20년 뒤 결과가 두 배 넘게 벌어집니다. 다만 시드가 작다고 분배율이 높은 상품으로 속도를 내려는 시도는 조심스럽게 보셔야 합니다. 원금이 줄어드는 구조라면 시간이 아군이 되지 않습니다.

Q2. 절약하는 기간에 인간관계는 어떻게 하셨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잘 못했습니다. 모임에 안 나가니 관계가 하나둘 끊겼고, 어느 날 보니 휴대폰에 단톡방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대신 제가 택한 방식은 ‘만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싸게 만나는 것’이었습니다. 동생과는 식사 대신 2천 원짜리 커피를 마시며 잠깐 얼굴을 보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그렇게라도 남겨둔 관계는 지금도 남아 있습니다. 반대로 아예 끊어진 관계는 자연스럽게 다시 이어지지는 않더라고요. 지금 그 구간을 지나는 분이라면 전부 끊기보다 금액을 낮춘 형태로 몇 개는 남겨두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Q3. 40대, 50대에 시작해도 늦지 않을까요?

늦고 빠름을 따지기보다, 남은 기간에 맞춰 목표를 조정하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합니다. 20년을 굴릴 수 있는 사람과 10년을 굴릴 사람의 계획은 달라야 합니다. 기간이 짧다면 배당을 생활비로 쓰기 시작하는 시점을 최대한 뒤로 미루는 것이 제가 아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시작하지 않으면 남은 기간은 계속 짧아지기만 합니다.

Q4. 10년 동안 한 번도 팔고 싶지 않으셨나요?

팔고 싶었던 순간은 있었습니다. 차를 팔아 넣은 돈이 1년 내내 제자리였을 때가 그랬습니다. 다만 제 기준이 ‘팔 이유가 없으면 팔지 않는다’였기 때문에, 팔고 싶다는 감정과 팔지 말지에 대한 판단을 분리할 수 있었습니다. 규칙을 미리 정해두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감정이 흔들리는 날에 판단까지 새로 하려고 하면 대부분 최악의 타이밍에 결정하게 됩니다.

Q5. 용돈 월 5만 원이 너무 극단적으로 보입니다. 꼭 그렇게 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돌아보면 제 선택이 극단적이었다는 걸 압니다. 저는 저보다 훨씬 많이 벌어오는 배우자가 있는 구조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정도로 밀어붙였습니다. 조건이 다르면 답도 달라야 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금액이 아니라 순서입니다. 저축 비율을 먼저 정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을 짜는지, 아니면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지의 차이가 10년 뒤에 가장 크게 벌어집니다.

Q6. 5천만 원이 6억이 된 건 시장이 좋았기 때문 아닌가요?

그 부분은 솔직히 인정합니다. 제 기록에는 생존 편향이 있습니다. 저는 결과적으로 시장이 우호적이었던 구간을 지나왔고, 만약 그 10년의 상당 부분이 장기 하락장이었다면 지금 저는 다른 글을 쓰고 있었을 겁니다. 다만 시장이 어땠든 바뀌지 않는 부분도 있습니다. 벌어서 넣지 않으면 굴릴 원금 자체가 없고, 배당을 써 버리면 복리가 시작되지 않습니다. 제가 통제할 수 있었던 건 그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Q7. 지금 다시 시작한다면 무엇을 다르게 하시겠어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처음부터 자산 배분을 의식하고 나눴을 것 같습니다. 제 경우 금은 저축 대신이었고 달러는 IMF 때의 기억 때문이었지, 배분을 설계한 결과가 아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배분이 됐을 뿐입니다. 둘째, 절세 계좌부터 열어두는 일입니다. 연간 납입한도는 이월되지 않아서, 계좌가 없으면 그해 한도는 그냥 사라집니다. 금액이 얼마든 넣을 주머니부터 만들어두는 게 순서라고 지금은 생각합니다.


면책 안내: 이 글은 특정 종목·상품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니며, 개인적인 투자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는 콘텐츠입니다. 언급된 수치는 작성 시점 기준이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의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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